"남성은 잠재적 범죄자다"라는 말은 불편한데,
"여성은 잠재적 피해자다"라는 말은 괜찮다는 말을 보았다.


소름이 돋고 끔찍하다.


전자는 가부장제가 지닌 가해의 실체를 드러내는 말이다.
후자는 여전히 여성을 무력한 자리, 사냥감의 위치로 규정짓는다.


"일본은 전범국이었다"와 "아시아는 식민 대상국이었다"는 말의 차이를 보라.
전자가 불편해서 후자의 말을 한다고 하는 일본인은 얼마나 오만한가.


"일본은 전범국이었다"는 일본을 공격하는 말이 아니다.
제국주의의 가해를 지적하는 말이다.
일본과 다시 손잡는 사랑과 소통이 거기에 들어있다.


그러나 가해의 구조를 회피하려는 일본인들은,

그 말을 단순히 일본을 공격하는 이분법으로 만들고는
사랑이고 소통이라면 "아시아는 식민 대상국이었다"고 말하라고 한다.


남성은 가부장제 때문에 가해의 위치에 있는 거다.
반전을 바라던 일본인도 제국주의 때문에 가해의 위치에 있던 것처럼 말이다.
일본이 행한 가해의 역사를 바르게 극복하려는 일본인이라면 전자의 말을 하지, 후자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일본인들은 앞장서서 말한다. "일본은 전범국이었다"고.


"남성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말을 하는 게 불편하다면,
그건 여전히 일제와 같은 가부장제 권력을 나와 동일시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지표일 것이다.
그 동일시를 극복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쉽지 않은 것은 맞다.
그렇기에 더욱 "남성은 잠재적 범죄자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날에, 그 자리에서 손내미는 사랑을 만나며, 사랑과 소통을 막았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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