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아니다! 나다!


누군가는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한다는 식의 말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개를 개로, 돼지를 돼지로 대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그들 답게 뛰어 놀고,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서식처를 파괴하는 일을 막고, 되돌려 주고 있습니까?
그들이 그들답게 탄생하고 사랑하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사람답게 그 생명에 공감하고 있느냐 말입니다.

 

개돼지라는 말, 이거 사실 종으로서 개와 돼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잖아요. 이거 폭력의 또 다른 표현이 잖아요.
강간의 탄생, 죽음보다 못한 삶, 죽음의 존엄까지 빼앗기는, 정말 완전히 모든 것을 빼앗겨도 되는 존재가 있다는 말이잖아요.
존재를 비존재화시켜도 문제없는 존재가 있다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그 근거, 정말 있습니까?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의 차이는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차이는 서로가 다르게 관계를 맺는 근거이지, 존재를 비존재화하고, 도구화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닙니다.
차이는
차별의 근거가 아니잖아요. 차별의 근거는, 오로지 차별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은 사람에 대한 차별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아보카도 먹겠다고, 정작 그 지역의 사람들이 마실 물과 자연이 사라진 것을 알고 있나요?

그런데 소의 주검 1kg을 얻기 위해 필요한 물은, 무려 만 5천 리터가 넘습니다. 이건 하루 1리터씩 마신다고 해도 40년을 마셔도 못 마실 양입니다. 그 1kg에요.
바로 그 지속불가능한 약탈의 구조 만들려고, 가난한 나라에서 부터, 부자와 현대판 노예들이 생겨나고, 그 나라 여성은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동물이 파괴되는 곳에서, 언제나 동시에 인간도 파괴됩니다. 그게, 가난한 나라, 힘 없는 사람들, 여성들이니까 이렇게까지 드러나지 않을 뿐이에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이 분리된다는 거, 그거야 말로 비상식입니다. 그게 환상이에요.
동물이 약탈 당하는데, 약소국이, 약자들이, 약탈당하지 않는 그런 세상은 없어요.
그렇기에 약자들이, 약소국이 차별 속에 있는데, 동물 차별만 사라질 수는 없어요.
이것은 다시, 동물들이 해방되어 가는 곳에서, 약소국의 해방, 약자들의 해방도 함께 찾아온다는 말입니다.

이 시대는 양극화, 각종 오염, 지속불가능한 공멸, 피해자부터 죽어나가는 공멸의 길 속에 있습니다.

단지 몇 분 간 입 안의 쾌락을 위해 이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눈 앞의 고기 한 근이 진짜 세상이 아니에요. 그 거대한 연결성과 그 거대한 억눌림이 진짜 세상입니다.
생, 삶, 죽음까지 빼앗기는 존재의 비존재화가 진짜 세상이에요.

 

둘러보세요. 지금 여기서 주변에 펼쳐져 있는 돈육, 유우, 그 비명들과 시체들의 진실을 속이지 말아주세요.

돼지고기 함유, 우유 함유가 진실이 아니에요. 한 덩어리에 들어있는 40년의 물, 박탈된 온생명, 그 거대한 연결성과 그 거대한 억눌림이 진짜 세상입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나에요.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에요.
내가 지금 고기를 안먹는다고, 그 파괴적인 산업을 통해 부자가된 한국의 혜택에서 피할 수 없습니다. 나도, 우리도, 모두와 같은 존재에요.

그리고 동시에, 그래서 나는 고기입니다. 나는 그 사체입니다. 제발. 이것이야 말로 진실입니다.


우리는 이 절규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존재가 억눌리는 이 절규가 그치지 않을 때, 세상의 모든 비극은 절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충혈된 눈으로 지켜볼 것입니다. 모두가 해방되지 않으면 아무도 해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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