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1)개인적 혐오감, 2)혐오적 사회구조의 두 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부장제의 피해에 의해 원치 않게 형성된 거부감은 1) 개인적 혐오감에 해당하며, 중간에 띄어쓰기를 해서 '남성 혐오'라고 적는다.

반면 사회구조적인 2)번의 혐오의 경우에는, 인종혐오를 'racism'이라고 표기하 듯, 중간에 띄어쓰기가 없다. 이는 혐오의 감정과 다르다. 조선인을 사랑해서 위대한 일제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 최고의 도덕적 상태라고 생각하는 건 감정적 혐오감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혐오다.

사회구조적 혐오라면 띄어쓰기 없이 '남성혐오(2)'라고 표기한다. 이는 개인적 혐오감인 '남성 혐오(1)'와 다르다. '남성 혐오(1)' 같은 경우, 사회구조적인 가부장제 '여성혐오(2)'의 산물이다. 따라서 그 둘은 대립된다는 일부의 왜곡과는 달리, 사실은 둘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거다.

그렇기에 '남성혐오'는 '남성 혐오'와 혼동되고 있을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바로 이 2)번 구조적 혐오에 해당하는 남성혐오를 자행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남성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외친다. 남자들의 레이디 퍼스트를 자랑스럽게 읊어대면서도, 주제도 모르는 여성상위가 성평등을 해치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가부장제야 말로 남성들이 권력에 의한 차별을 겪게 하고, 위험에 처해지게 만드는 주 원인이다. 그럼에도 반대로 가부장제의 권익이 마치 남성의 인권인 것 처럼 왜곡하는 것이 이들이다. 
이들은 여성이기에 당하는 피해를 막자는 주장을, 남성들이 위험에 처하는 원인인 것 처럼 왜곡한다. 이들은 성소수자도 동시에 혐오하면서, 여성혐오를 반대하는 남성들을 '여자편'이라고 하며 성별 대립구조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성평등인 것처럼 왜곡한다. 
결국 권력에 대한 남성해방을 방해하며 남성을 더욱 고립시킨다.

이전에는 남성권익세력이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게 목적인 지 알았다. 알고보니 목적 자체가 아니라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었다. 실체는 이미 있는 다양한 혐오들을 이용하여, 기존 권력이 요구하는 편협한 남성을 실제 남성의 자리에 대치시키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결론적으로 남성이라는 특정 성별에 대해서만 억압을 강화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면, 그게 바로 이들이었다.
요컨데 실재하는 '남성혐오'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남성권익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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