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에서 ‘형제와 자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 간성(inter sex)에 대해서 너무나 폭력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자기 원하는 대로만 읽어서 세워지는 가치판단은 우상이다. 우상숭배는 폭력을 수반한다. 인종주의와 같은 차별주의 우상숭배 중 하나인 성별이분법(gender binarism)에 대한 이야기다.
(*논바이너리를 잘 모른다면, 링크의 영상은 후반에 봐 주세요)
1. 간성은 포스트모더니즘적 혼란이 아니다
간성은 100명 중 한두 명꼴로 나타난다. 간성은 문제 있는 남성이나 문제 있는 여성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다. 간성이 혼란스러워 하며 고통당하는 것은 간성이어서 라기 보다 차별 때문이다. 존재하고 있는 간성이 양성(binary sex, 여성과 남성)에 혼란을 준다는 근거도 차별 말고는 없다.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이 남성과 여성을 만드셨다’는 말과 ‘제3의 성은 창조질서의 혼란이다’는 말이 같은 말이라는 구절은 없다. 그것이 같은 말이라고 믿게 하는 것이 성별이분법다. 그 우상숭배는 존재의 당연한 인식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보이게 한다.
간성의 존재는 여성이나 남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궁극적인 여성과 남성의 모습이 존재한다고 해서, 현실에서 남성보다 힘이 세거나 키가 큰 여성은 죄의 결과라거나 유전적인 장애가 아니다. 그런 여성이 남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이, 간성이 궁극적인 양성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간성을 인정하면 마치 궁극적인 양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이 느끼게 하는 것이 차별주의이며 우상숭배다.
2. 간성이 당하는 아동 수술 범죄가 인식되지 않는다
간성들은 성호르몬 주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자연스럽지 않다거나 건강상의 문제를 말한다. 그러나 가장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간성인 유아, 아동들에게 행해지는 수술 범죄다. 호르몬 불균형을 걱정해서 정소나 난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끔찍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아이를 위한 정상적인 판단이라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여성이 노예화 되는 사회라고 할 때, 영아 때 난소를 정소로 대체하고 부작용 없는 성전환수술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면 여성차별을 제거하는 게 정상적인 일인가? 마찬가지다. 간성들이 성장기에 호르몬 불균형이 있다면 사회적으로 그것을 통해서 겪는 불편을 보완해주는 게 정상적인 일이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아동에 대한 수술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이러한 수술 범죄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성별이분법이라는 우상이다.
3. 간성에 대한 사회제도적 차별이 인식되지 않는다
성별이분법은 간성에 대해서는 항상 예외 상황이라며 제대로 인식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주민등록번호나 각종 성별 기록 앞에서, 교회에서 형제나 자매로 양분 될 때, 그런 사회 속에서 겪게 되는 고통은 절대 가벼울 수 없는 고통이다. 존재를 뒤흔든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이라도 제도를 마련하는 일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게 한다.
기본값이 양성이라는 신념과 간성이 제도적 차별을 받아도 된다는 건 다른 말이다. 간성에 대한 법적 제도가 마련된다고 해서 양성이 기본값이라는 신념을 갖는 사람이 피해를 받는 것은 없다. 이미 존재하는 제3의 성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방치는 폭력이며 그것이 우상숭배가 만드는 일이다.
양성을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는 신념이 있다고 해서, 간성이 제도적 기본값일 수 없다는 건 우상이다. 이미 존재하는 제3의 성이 제도적 혹은 사회적 차별에 방치되게 하는 폭력이 성별이분법 우상숭배다.
* 자연스러운 것 vs 자기 맘대로 하는 것
간성에 대해 가해지는 성별이분법이라는 우상숭배와 그 폭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논바이너리(non-binary,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에 의한 성구분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확장해보자. (*참고 : 논바이너리에게 말하면 안되는 것 https://www.youtube.com/watch?v=HnGBX9QlQFI)
논바이너리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가? 혹은 혼란을 만들고 있는가? 논바이너리의 존재 어디에서도 여성이나 남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은 없다. 실재로 존재하는 것은 그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거나 혼란을 만들고 있다는 어떤 개인의 신념이다. 논바이너리는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한 것이지, 자기 젠더를 맘대로 생각하는 일이 아니다. 이는 성소수자 편을 드는 생각이 아니다. 다시 사실관계로 다시 살펴보라. 논바이너리는 자기 젠더를 맘대로 생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 천동설 같이 성별이분법이라는 고정관념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는 것과 ‘하나님이 여성과 남성을 만든 일’은 서로 배타적인 일이 될 수 없다. 간성의 존재가 양성에 대해 배타적인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성별이분법은 간성을 배재시킨다. 반면 성별이분법을 벗어난다고해서 양성이 와해되지는 않는다. 논바이너리는 양성을 와해시키는 것도 아니고 자기 맘대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간성과 같이 고유한 자신이다. 오히려 사실관계를 부정하게 만드는 어떤 개인의 신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이다. 여성은 치마와 긴머리가 아니다. 여성이란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말 자기 맘대로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혼란과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진짜 원인은, 자기가 만든 것을 섬기는 바로 그 우상숭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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