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과 계피가 다른 식물이라고 말하는 기사다.


[충격] 계피와 시나몬은 정말로 달랐다 http://ppss.kr/archives/70365


 그렇긴 하지만 대체로 우리나라에선 같은 식물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식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둘은 다르다.

시나몬이란 단어가 쓰이는 사회적맥락과, 계피맛 사탕으로 대표되는 계피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사회적 맥락은 다르다.


같은 수돗물이라도 한 번 끓여 염소를 제거하고 와인잔에 담아 놓은 물과, 세숫대야에 담겨 있는 물은 다르다.

물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잔이라는 본질, 세숫대야라는 본질도 존재한다.


시나몬이라고 하면 향긋한 느낌이 들고 어감부터가 세련됐다.

계피라고 하면 정말 아저씨 냄새가 난다. 뭔가 촌스럽고, 뭔가 그리운 향기가 난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저 일례를 보면, 남성에게는 그런 섬세함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마치 그런 말을 한 여성이 사치스러운 것 처럼 가공되어진 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내가 시나몬과 계피를 그렇게 느끼듯이, 그 여성이 느꼈을 어떤 세계를 만나고 서로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서로가 단절되어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취향은 다를 수 있다. 시나몬은 가공되어지고 화려하다. 나도 시나몬 좋아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잘가공되어야만 하기에 놓치는 것들도 있다.

음료에 계피를 넣어보자. 계피빵을 골라보자. 계피향 아로마로 쉬어보자. 조금 촌스럽지만, 그만큼 따뜻하다.

시나몬 대신 계피를 고른다면 어쩌면 세상은 그만큼 따뜻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시나몬도 좋고, 계피도 나쁘지 않다.

사람들도 다 다르다.

그래서 재밌지 않나. 그래서 신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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