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치 이슈를 보면서 떠오른 건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를 형성하는 미디어와 이를 방치하는 권력이었다.

코로나 관련된 흐름을 말하기 전에 미세먼지 관련된 흐름에서의 사실을 먼저 짚어보자.
실제 서울은 40년 전이 훨씬 심각한 상태 였고 20년 전도 지금보다 심각했다. 지속적으로 나아졌던 이유는 서울의 개발과 차량 등에 대한 규제가 답이었다.
그러나 중국과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를 심어놓는 작업은, 불안과 무력감 속에서 개발 규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소비를 촉발하고 더 많은 공장을 돌리게 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했다.
미세먼지 나쁜 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통의 날을 포함한 1년 노출이 중요한 건데, 정반대의 대처를 하면서 미세먼지 감소가 어렵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직접적인 타격이 되는 오존 등에 더욱 노출되기 쉬워지고 있다.

상황을 살펴보자.
모부님은 TV를 보면서 조선(북한)은 중국인 입국 막아서 효과적으로 코로나를 막았다고 그게 맞다고 대화하고 계신다.
그리고 신천지에만 집중하는 태도는 여러 차원의 장벽이 내 가족을 보호할 것이라는 불안와 배제만 키우고 있다.[1]
물론 신천지는 명백히 잘못된 단체다. 그러나 그것은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신천지를 지적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나의 안전과 정당성이 지켜진다는 믿음이 전염된다.[2]
결국 누가 더 취약하고, 그렇기에 지금 건강한 우리가 어떻게 혐오를 극복하고 약자들을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배제하기 쉬운 이들이 배제될 때 거기에서 부터 차금차금 먹혀들어갈 것이다.[3]

[1] 신천지 혐오? 할수록 그들은 더 지하로 숨을 것
http://m.pressian.com/m/m_article/?no=279433
"'중국에서 오는 사람을 막아야 한다'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비과학적인 발상"
"중국인, 조선족과 같이 평소 한국 사회에서 혐오 대상이 되는 집단을 비난한다면,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더 지하로 숨어들어가 감염 대응을 어렵게만 만들 뿐"
"신천지와 같은 집단을 비난하는 것도 같은 의미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낙인효과가 두려워 신천지 교도들을 오히려 숨게 해, 대응만 더 어렵게 한다"

[2] "일반 교회로 가서 코로나 확산시켜라" 신천지 내부 고발자가 썼다는 글 확인해 보니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0127
기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월 21일 강신유 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목사는 "나는 신천지 내부 고발자가 작성했다는 글을 본 적도 없다. 이번 주 신천지가 교회에 올 수도 있다는 학교 동기 이야기를 듣고 조언해 준 적 있는데, (출처를 알 수 없는) 글과 내 조언이 섞여 나돌아 다니고 있다. 나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며 황당해했다.

[3] 청도 대남병원 장애인, 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됐나
http://beminor.com/detail.php?number=14374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수십 년 생활했던 정신장애인 A(63) 씨가 사망하자, 장애인·빈곤층 등 소외계층에 코로나19가 더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년 이상 시설에서 생활한 A 씨는 최근 몸무게가 42kg에 불과했다. 청도군청도 오랜 기간 폐쇄병동에서 생활했던 A 씨가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코로나19 감염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말 진지하게 대면해야 하는 것은 생존과 모이는 일이 분리되기 힘든 곳들이 있다는 사실이다.[4]
내가 속한 공동체에선 <바하밥집>이란 지역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 급식이 막혀서 차에 주먹밥 등을 싣고 게릴라로 전달해 드리고 있다.[5]
삶이 위험한 사람들은 코로나뿐 아니라 배제 속에 더욱 위태롭다.[6]

기사의 죽음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지금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장벽만 중요해진다.
그러나 더 무서운 가난과 고립 속에 수많은 무연고 사망자는 기사화 되지도 기록 되지도 않는다.

[4] 코로나에 막힌 도움 손길…쪽방촌 그늘 더 짙어졌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2190600035&code=940601

[5]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941479549205193&id=232460183440490

[6] 을지로입구역 숨진 노숙인 코로나 감염?…경찰 "관련없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22117588270592


오히려 정부나 대규모 단체에서는 나설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자기의 자리에서 당신이 도울 수 있는 곳에 손길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내 자리에서의 도움에 소극적이었다면 이번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일이 더 큰 규모의 죽음도, 취약해진 곳에서부터 무너져갈 질병의 위협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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