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이’란 말은 모순의 존재를 말한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닌 존재가 있다.
폭력과 착취의 대상인 여성, 그 ‘악행’이 사라져야 갈등도 없을 텐데, 악행이 아니라 피해자가 갈등의 원인이 된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동등한 사람이 아닌 존재다.
성소수자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니다.
난민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니다.
장애인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니다.
빈민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니다.
여/성노동자들.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니다.
존재하는 사람인데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건 당하는 사람들만 안다.
그 제거된 곳에 사람의 아이(人子, Son of Man)가 있다.

또한 ‘사람의 아이’는 그 말 그대로다. ‘사람 새끼’다. 사람 새끼.
사람답다고 한다. 곧 사람답지 않으면 사람 새끼도 아니다.
그런데 모든 폭력, 혐오, 착취의 우상숭배를 하는 이들도 사람 새끼 아닌가.
사람이 그럴 수는 없다. 사람을 향한 사람의 비명이 넘친다.
니들은 언제 사람 되나. 그런데 니들도 사람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가슴만 퍽퍽 친다. 사람 새끼는 운다. 모두가 깨져 있다. 나도. 너도.
사람 새끼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 새끼가 되는 것 밖에 없다.
사람 새끼는 언제나 마음이 찢어진다. 언제나 마음이 무너져있다. 눈물은 그 찢겨진 데에 흐르는 피다.
그 피흘림 속에 사람의 아이(人子, Son of Man)가 있다.

- 그림 : 김병관 <바보예수-눈물> 골판지에 먹과 채색,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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