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라는 선동 도서가 나오는 것이 이상하진 않다.

예를 들어 비건 지향이라 말하는 이들 역시 GMO 문제는 진지하게 다루지 않곤 한다.
물론 GMO와 관련해서 요리하면 당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GMO 목화도 당신이 사용하는 덴 크게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을 죽이고 있는지 말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관련되어 있어도, 그건 나를 포함한 돈많은 한국인의 문제가 아니다.
저 책은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그런 우리의 모습을 잘 반영하는 솔직한 태도다.
GMO문제에 별 관심없는 것처럼, 국가주의와 같은 문제 등에 별 관심없는 우리들의 태도 말이다.

저 책의 수치는 확실히 기만적이긴 하다.
너무 언급할 게 많겠지만, 간단히 핵발전을 예로 들어보자. 폐기물 처리, 수증기 등을 감안하면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바는 재생에너지 보다 훨씬 높은 건 사실이다. 이미 상식으로 연구된 바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런 전부를 굳이 다룰 필요는 없다. 일부 수치만을 떼와서 비교하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준위 핵폐기물 같이 인류가 처리할 수 없는 문제는 덮어두면 그만이다.
그런 요소들을 다 제거하고 편집하여 정리하는 개발주의적 전통이 있다.

그런데 그 기만이 거짓일까? 아니다. 지구가 망하더라도 부자들은 잘 산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와 같이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올테지만, 돈 많은 나라이면 늦게 온다.
오히려 진실이야 말로 진리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처럼 살 수 있는 건 기만이라는 진리 덕분이다.

왜 우리가 그런 원리의 종교를 믿고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가?
기독교 같은 것도 저 종교를 더 잘 믿을 수 있게 도와주는 종교보조제 같은 것이다.
저 책을 열심히 공격해보라. 마치 기독교처럼, 저 책을 공격하는 만족감도 저 종교의 종교보조제가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종교를 먼저 고백해야 한다. 시작은 책에 대한 반박 자체에서 보다 거기에서 먼저 이뤄진다.

'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성 외성기 제거에 대해  (0) 2021.09.02
어린이 날의 아동 학대  (0) 2021.05.05
침묵이 폭력이다  (0) 2021.03.28
자살의 옆에 서주기  (0) 2021.03.28
가장 강력한 혐오  (0) 2021.03.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