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1초, 1초 죽어가고 있다.
그 죽음을 따라 살이 찢어져 온기가 되고 식물의 양식이 되었다.

흙은 비에 의해 계속 씻겨나갈 죽을 존재다.
그러나 그가 들풀로, 사슴으로, 새로, 사람으로 계속 변화하며 풍성함으로 순환한다.
그 순환은 모두의 죽음과 첫 탄생의 첫 숨으로 이뤄진다.

물은 모두가 한 데 담겨 있는 공유된 영혼이다.
햇살을 향해, 흙과 생명들을 향해 하나로 푹 잠겨 있다.
큰 한 바다가 모든 공중과 모든 대지와 모든 살 속에 흐르고 있다.

사람은 어느 누구도 혼자 살아 있지 않다.
누군가의 노동이 우리를 살리고 있다.
그의 피와 노동, 그의 땀은 그의 생명의 시간이다.
1초, 1초의 죽음의 따스함이 있다.


그 죽음들이 한 쌀이 되어 내 앞으로 왔습니다.
그가 여기에 오기까지의 모든 햇살, 몸, 물, 땀방울을 알아차립니다.
그 죽음들이 보일 때, 볍씨가 찢겨져 맨 살을 드러내 뜨거운 물 속에서 다시 변하여 내 앞까지 온 그 자비도 알아차립니다.
한 숟갈 밥이 얼마나 뭉클한지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죽음들의 자비가 나에게 함께 그 죽음의 길로, 그 살리는 길로 초대합니다.
얼마나 뭉클한지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제 깨닫습니다. 그 자비를 넘어서는 폭력으로
마음대로 먹고 마셨습니다.
그러니 어찌 세상이 뒤틀리지 않을 수 있습니까.
누군가가 착취 당하고 억압 당하고 단지 즐거움을 위해 짓이겨 집니다.

나는 내가 슬로워서 비명을 지르는 지 알았습니다.
그러나 비명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맡겨진 것이 었습니다.
자비를 먹고 자비를 낳듯, 슬픔을 받아 슬픔을 나누고, 고통을 받아 고통을 나눕니다.
1초, 1초 죽음의 따스함으로 절망을 절망합니다.

여기 아픔이 있습니다.
여기 절망이 있습니다.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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