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요새 일본과의 민족감정을 내세우며 국뽕에 취해 있는 듯하다.

그러나 '대한독립만세'의 대한은, 대한민국이 아닌 조선, 곧 대한제국을 뜻한다.
애초에 3.1운동에서 보편적 구호는 '조선독립만세'였다.

조선인민공화국(북한)이 그 조선이 아니듯,
대한민국도 그 대한이 아니다.
그 대한은 분리된 선거로는 성립될 수 없던 나라였다(이승만에 의해 먼저 분리선거를 완성하여 그 대한을 지운 건 이 한국이다).

이름이 같고 관계가 있다고 한국을 그 대한과 동일시 하는 것은, 북한을 그 조선과 동일시 하는 것보다 더 넌센스다.

한국은 친일, 친미를 통해 민중의 수탈에 성공하여 친자본을 완성했다.
그렇다면 대체 그 민족 감정의 실체가 무언가.

강정, 사드 등 지금의 한국으로도 충분히 말해져야만 하는 민족적 문제들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우린 세계 경제화 속에서 가난하고 힘 없는 나라 착취하면서 살고 있다.
추구하고자 하는 게 대체 어느 정의 혹은 평화인가.

민족으로서 한국은 순혈주의나 국가주의에 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단지 일제척결이 아닌 동아시아 평화를 말했던 것이 우리 한반도의 민족이었다.

독립의병장 시절 동료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포로로 잡힌 일본군 2명을 석방하면서 "폭행은 하나님과 사람을 모두 분노케 하는 것"이라고 말한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론>을 통해 보여준 것도 그것이다.

"억압과 착취가 없는 공정하고 인간다운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3.1 독립선언 중에서)

지금 시대에선 당연히 힘없는 국가들과의 공평과 반전생태평화가 말해져야, 그때와 동일한 민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제국주의 이익집단을 민족으로 둔갑시키는 짓은 가히 아편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 퍼져가는 한국이라는 국가주의를 기독교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우상숭배 혹은 맘모니즘이라 한다.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민중들의 민족운동을 이끈 이들을 열심당원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거기에서도 노선을 달리하여 공평과 정의, 반전평화 자체에서 민족을 발견한 운동세력이 있었으니, 그들이 곧 예수를 시작으로 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렇기에 이땅에서 다른 예수가 아닌 바로 그 예수를 따르고 있는 이들이라면, 그들이 말하는 '민족'은 세상 곧 한국이 말하는 민족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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