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믿는데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가.
원래 고통스러운 건데, 신이 있어서 그만큼만 고통스럽다.
'고작 신이 그런 거라면 신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오히려 그것이 스스로를 세뇌하지 않으며, 자신을 보듬어주는 거다.

신과 함께 걸어 가는 길은, 세상엔 신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고통 속에 위로가 같이 존재하듯, 신이 없다는 걸 마주해가고 있지 않으면, 신과 함께 걷고 있지도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은 있는가.
그 과정이 있기에, 고통의 신음이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 되며, 신이 없어져 버린 세상으로 들어가는 곳에, 신이 있다.
그 과정을 겪으며, 나와 같지 않아서 그가 고통을 받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세상에서 성별된 화려함으로 자랑이 되는 곳에, 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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