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이분법으로 살해되고 있는 사람들, 외노자나 난민이란 이름으로 사람도 되지 못하는 이들, 이런 세상이라도 살려보려고 거리로 나앉은 이들, 집이 허락되지 못하여 오히려 혐오의 배설구가 된 노숙인들, 소위 정상이란 총검으로 제거된 모든 존재들.
그 모든 존재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 땅 사람의 다른 모습인 자연 친족들과 같이, 그들 모두가 너무나 소중하다.
그리고 시대의 황혼녘 속에 사라져가는 자연 친족들처럼, 그렇게 사라지는 존재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나 자신도 안아주겠다.
강제점령에서 독립하는 우리 모두가, 드디어 여기에, 함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