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과 시작의 날,
양 일 모두 공동체와 교회의 일로 체력이 소진되어
광장에도 가보지 못하였다.

두 날 모두 광장에 가 있던 후배의 소식을 보았다.
난 무엇을 하며 사는 사람인가.
속이 울렁거렸다.

사실 몸이 광장에 가 있는지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난 얼마나 충실했는가. 적어도 광장에 가는 것과 같이, 이 돌아오지 않을 하루를 공평하게 살았는가.

결국 게으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상과 나와의 간극이 나를 짓누른다.

그러나 죄책감은 오히려, 내 능력의 문제로 가두며, 진실에서 더 멀어지게 할 뿐.
오히려 간극에서 나의 한계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 때에, 내 능력이 아닌 세상의 은혜가 여전히 거기에 있다.

그래. 내가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세워주는 거였다.
하나는, 지금 여기라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세상 실체와 연결되는 바로 그 간극에 대한 진실한 직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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