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안 해고 논란? 이건 여성혐오의 문제가 아닙니다]
http://m.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249
화가 났습니다. 속상합니다. 그래도 윗글을 보며 사회에 무비판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루머와 비열한 오해들을 짚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메갈이라4와 메갈리안은 다르다
사람들이 주로 ‘메갈’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메르스 겔러리 저장소 3’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메갈리안’ 웹페이지의 운동입니다. ‘메갈리아 4’ 페이스북 페이지는 논란이 많던 미러링마저도 자제할 정도로 그 운동의 방향이 다릅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오해하게 만든 측이 잘못이라고 합니다. 이는 IS를 지적하며 이슬람이 문제라는 식의 논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메갈리아 4는 그 활동을 통해 명백히 다른 운동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갈리안의 로고는 여러 의미일 수 있습니다. 남성의 작은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것일 수 있지만, 성에 있어서의 차이는 작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메갈리아 4’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동을 보면 메갈리아 4에 어울리는 해석은 후자입니다.
가장 공격성이 강한 ‘메르스 겔러리 저장소’ 페이스북 역시도 조롱이 근본적인 목적은 아닙니다. 속이 좁은 것에 대한 은유적 표현과 억압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소수가 조롱을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그런 로고 자체가 문제일까요? 이슬람도 꾸란을 읽고 알라를 외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IS로 오해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IS가 있다고 이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알라나 꾸란은 오해받을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자는 명백히 ‘남성의 작은 성기 크기를 조롱하기 위한 로고’라고 낙인찍고, 혐오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혐의만으로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 것은 본인의 의견에 힘을 얻기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는 오해를 확산하고 루머를 퍼뜨립니다.
2. 티셔츠가 향하는 후원
티셔츠의 목적은 명백히 제시되어 있습니다. https://tumblbug.com/mersgall4
필자는 ‘메갈리아 1, 2, 3과 메갈리아4는 다르다는 항변’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의 혐의가 씌워집니다. 그리고 1~3이 삭제된 것에 뭔가의 불온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역시 팩트를 왜곡하는 루머와 오해를 일으키는 장치입니다. 이것은 항간에 떠도는 “티셔츠는 범죄를 지원하기 위함이다”라는 루머로 확장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는 다소 다른 운동의 필요성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메갈리아 2와 3이 일주일 만에 페이지 삭제 처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차별이 실재하고 있는 또 다른 증거 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역으로 이에 대한 소송을 준비한다는 것만으로도 ‘범죄에 가담’하는 티셔츠가 되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도 그 당시에는 범죄였습니다만, 심지어 ‘메갈리아 4’는 불법을 저지르려고 한 것도 아나었습니다. 그 목적은 ‘메르스 겔러리 저장소 3’ 페이스북 페이지나 ‘메갈리안’ 홈페이지에 대한 혐오와 싸우려고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메갈리아’ 페이지에 대해 억압과 차별이 용인되는 그 구조와 싸우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메갈’로 묶으면 진실의 왜곡이 무비판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러한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기는 너무나 쉬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조금의 고려도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메갈리아 4’가 싸우려고 하는 것은 그런 차별의 사회입니다. 사람들은 티셔츠로 그러한 운동을 후원하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오해가 지적되면 다시 앞서 언급된 논리처럼 오해받게 행동한 이들의 잘못이라고 합니다. 루머는 용인되고, 진실을 왜곡합니다.
3. 루머를 만들고 대립을 만드는 측은 누구인가
「성적대상화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가 성적대상화의 전형으로 욕먹는 게임의 성우로 참여하는 건 괜찮은데, 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변태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위 글 내용의 일부입니다. 이는 남성혐오를 얘기하는 진영에서 흔히 등장하는 대표적인 논리입니다.
‘메갈리아 4’는 오히려 여성에게도 구조적으로 내재화 되어 있는 여성혐오에 대해 말하는 곳입니다. 욕먹는 게임의 성우로 참여하는 것이 여성이면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메갈리아 4’는 유저들을 변태 취급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대상화시키는 것은 여성혐오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성을 대상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난민 문제나 환경 문제를 얘기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듯, 남성의 대상화에 대한 지적은 찬성하더라도 그들이 그것을 얘기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운동은 분명 남성의 대상화 역시도 극복하는 데 힘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오히려 필자와 같은 태도와 논리가 ‘메갈리아 4’의 모든 행위가 대립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혐의를 씌웁니다. 팩트는 오히려 그와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루머는 너무나 쉽게 확산되고 쉽게 용인됩니다.
4. 부당함의 용인
「올해 초 벌어진 여성들의 불매운동(주-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람이 모델로 나온 화장품에 대해)에 해당 업체들은 “고객층에 여성 소비자가 많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사의 대응 역시 같았다. 메갈리아는 넥슨의 성차별 조치라고 반발했지만 유저들은 소비자의 권리행사라고 표현한다. 당신들이 했던 것과 똑같은 일이잖아! 라는 항변과 함께.」
해당 업체는 고객층에 ‘여성 소비자가 많아’라고 했습니다. 마치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같은 논조를 사용합니다. 이는 오히려 성별을 떠나 사회에서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뭔가 여성들의 문제로 만들어 버립니다. 바로 이런 현실이 정의롭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지만 ‘양성 대립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끌어내는 것에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메갈리아가 성차별 조치라고 반발한 주체가 아닙니다. 차별에 대해 함께 반발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갈이 반발했다’고 하면 오히려 그 주장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는 사회가 있습니다. ‘메갈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의는 또 별도로, 다만 ‘메갈리아가 반발했다’고 하면 마치 그 주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낙인찍을 수 있는 현상이 있고, 사람들은 자기주장을 위해 이런 현상을 활용합니다. 이는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일입니다. 또한 그러한 현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부당함이 있습니다.
필자는 그러한 오류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다시 글 제목을 살펴보도록 하죠. 필자는 “메갈리안 해고 논란?”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해당 성우는 ‘메갈리아 4’ 페이지와 관련하여, 차별의 구조에 대해 대항하는 모금에서 티셔츠를 구입했습니다. 물론 그 운동을 지지하는 것이 1차적 목적이 아니라 티셔츠 자체가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서도 제작된 티셔츠는 소송비용과는 또 별도로 페미니즘 굿즈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티셔츠를 입은 것만으로 ‘메갈리안’으로 치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의도적으로 그러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적극적으로 팩트를 왜곡하는 루머를 활용하고 퍼뜨립니다.
또 다른 사실 관계를 짚어 봅시다. 성차별적 발언은 존재했고 그와 관련된 화장품 불매 운동이 있었습니다.
‘메갈리아 4’ 페이지와 그 티셔츠는 잘못된 루머, 그것도 사실관계를 판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루머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하지 않은 오해 혹은 의도적인 곡해를 받았습니다.
앞 선 예시가 된 화장품에서는 불매 운동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먼저 사측이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기 위한 운동이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같을 수 없는 두 사례를 병치하면서 마치 자신은 ‘양성 대립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인 것처럼 꾸미는 것과 동시에 양쪽 운동의 본질도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는 일들이 오히려 대립을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그러한 부당함과 싸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그들의 그러한 싸움 역시도 왜곡하고 루머를 만들며 자신들의 의견을 정당화 합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주의해서 살펴야 할 것은 그것이 오류인지도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사회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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