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하다고? 그랬다. 오염 속에서 소수만이 남아 밀려나는 삶을 사는 그들을 단지 무력하고 보잘 것 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다 어느날 꿈으로 초대 되었다. 그리고 그 꿈에서 깨어 났을 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들, 전사의 후예들을.

빙하기가 있었다. 그때의 그들이 빙하기에 맞섰던 무기는 오로지 생존이었다. 그때부터, 그들의 생활습관, 그들의 비행, 원시의 조상으로부터 지금 여기 후예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원시 그대로의 생존으로 살아간다.

절망을 눈 앞으로 맞으면서 그들은 여기 다시 서 있다. 모든 것은 마지막을 향해간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땅을 지키고 있다. 문명이란 거대한 빙하기 앞에서, 파괴 속에 동료들을 잃어가고, 오염 속에 유전자까지 짓밟히더라도, 그들은 그들 조상이 했던 그대로로 맞서고 있다. 오로지 생존으로!

뭉클하다. 우리가 그들을 지킨다고? 감히 생명의 무엇을 지킬 수 있단 말인가? 

오로지 생존으로 그들은 여기 그 원시를 부른다. 원시성은 여기 이렇게 눈 앞에 두 다리로 서 있었다. 그 눈 앞의 원시성을 잊게하는 문명의 망각에 대해, 지키고 있는 건 오히려 그들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들의 경이로움에 예우를 다하는 것 뿐이었다. 

감히 불쌍하다고 하는가. 그들의 경이로움을 바라볼 때, 우리는 위에서 바라보는 연민이 아니라, 지구별 위의 이 강인한 동료에 대해 동일한 처지의 슬픔으로 눈물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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