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줄이는 건 규제와 개발 반대다. 지금의 중국발 이데올로기는 어느정도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첫번째 그림은 어제자 뉴스에 보도된 것으로, 중국발 미세먼지를 떠올릴 수 있는 흔한 자료다.
사람들은 뉴스이고 그래프면 객관적인 것이라 착각하기 쉽다.
그런데 바람 방향을 잘 보자. 남서풍이라는 말만 들으면 그래프가 맞는 것 같지만, 바람을 보면 미세먼지가 마치 의지를 가진 듯 바람을 거슬러 한국으로만 몰려오고 있다.
오히려 중국에서 몰려오는 것이라면, 바람을 생각했을 때, 내가 추가적으로 검은색으로 표시한 형태가 더 적당할 것이다.

그래프가 그려지는 원리, 다시 말해 예측모델로 그려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잘짜여진 이데올로기 안에서는 그 어렵지 않은 것을 학습하기가 쉽지 않다.
핵심적인 원리를 짚어보자면, 바다에는 측정할 센서들이 없어서 상상으로 그려넣는다고 생각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 그림은 우리나라 산업공단 현황지도다.
공단은 북서쪽에 몰려 있고, 다음으로 남동쪽에 몰려 있다. 지형상 북동풍일 때는 미세먼지들이 바다로 간다.
남서풍일 때 여전히 동쪽지역 공단의 미세먼지는 바다로 가지만 북서쪽의 대기는 내륙으로 이동한다.
그래도 바다는 깨끗하다. 다시 언급하지만 센서가 없는 바다쪽은 상상으로 그려진다.

첫번째 그림을 다시 보자. 정말 신기하게 미세먼지가 국경을 타고 넘어가진 않는다.
너무나 간단한 원리다. 센서가 없기 때문에 상상으로 그려넣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사대강의 환상과 같다. 필요한 지점에서만 예측값을 내서, 비전문가라도 파악할 수 있는 오염을 가렸다. 첫번째 그래프가 그렇다. 필요한 지점에서만 예측값을 낸 것일 뿐, 비전문가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거짓 이미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사대강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입을 다문다.

중국발이라는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는 무력감과 합리화의 중요한 원천이다.
그러나 수십년간 서울의 미세먼지는 나아진 반면, 제주도는 지속적으로 나빠져 서울과 제주가 비슷한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진 않았다.
88올림픽 등의 이유로 서울은 지속적인 오염 규제를 해왔으며, 제주는 난개발이 증가했던 것이 그 원인이다.
미세먼지는 가장 심한 날이 아니라 년간 노출량이 중요하다. 계속되는 미세먼지 경보에 수도권은 오염지역, 제주는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 역시 현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사람들은 상상한다.

다시 말하자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건 규제와 개발 반대다.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그래프가 아니라,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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