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 생명을 밀어버리기 위해 뒤덮어버린 콘크리트 사이로 기어이 뚫고 나와 다시 생명을 만들어내는 존재들을 보면 가만히 두근거린다.

그들의 원시성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작은 돌 틈 사이에 자리 잡고, 자라란다.
나는 그 원시를 마주할 때면 신비를 느끼곤 한다.

그리고 그 때에는 사람들을 다시 느낀다.
스쳐가는 이들은 언젠가부터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콘크리트에 갇혀서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그 사람이 다시 느껴진다.
그것은 어쩌면 그들 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원시를 보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는 원시에 생각이 미치자 난 더 먼 꿈을 꾸게 되었다.
그 모든 원시가 시작되었던 작고 따뜻한 웅덩이.
모든 것은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만났다. 수억 년이 피어낸 잎과 꽃이 여기에 우리로 만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은 그리움이라는 감정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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