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인간의 자아니 의지니 하는 것들을 대단히 특별한 것으로 보려고 한다.
구분되는 특별함에서 가치를 찾는 태도는, '나'와 '너'가 만난 '우리'로서 사고하게 하지 않고, '나'와 '타자'로 이분화 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기본 값이기에 비가시화되어 있는 것은 위계=자본이다.
우리를 이루는 '너'의 자리를 위계=자본이 채우기 때문에 나=위계=자본=우리와 '타자'의 관계로 인식한다.

의식은 신경 신호이며 본질은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와 다르지 않다. 인간이라는 모래인 것이다.
이것이 대체 왜 인간의 고유함을 해친단 말인가?
인간이라는 모래는 어떤 모래들과도 같지 않다.
모두가 모래로 되어 있기에 인간이란 모래 역시 함께 특별해진다.
타자를 배제하여 특별함을 유지하려 했던 자아는, 모래의 세상에서는 전혀 다른 감각을 회복한다.

자아는 거대한 강 속 하나의 물줄기다.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나 나는 존재한다.
변하지 않는 것 같으나 모양이나 구성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렇게 모든 물줄기는 인류라는 강으로 서로 연결된다. 관계 자체가 존재다.

순간순간의 자아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떨어지는 꽃잎 같은 것이다.
창 밖의 풍경으로 봄 꽃잎이 떨어진다. 가을 단풍이 떨어진다. 그 모든 풍경들을 모은 것, 그것이 일생의 의지나 자아다.
바로 지금 순간의 내 의식은 떨어지는 꽃잎 하나이며, 그것은 지구 무게 만큼 서로가 끌어당겨 마침내 만남으로 한 편의 시를 마무리한 그 찬란함이다.

바로 흩날리는 모래 하나도 그렇게 지구만큼 찬란하다.
내 의식이 인간 형태의 의식이듯, 모래도 모래 형태의 의식이다.
인간 방식의 의식만 의식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그의 의식이 있다.
모든 것의 정신성을 깨달을 때, 나의 자아에 대한 이해 역시 현대의 이분적 이해를 넘어 근본적으로 새롭게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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