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구름처럼붉은(레드 클라우드)<오글라라 수우 족>
오늘 내 앞에 있는 친구들! 나는 오글라라 수우 족의 추장으로'구름처럼붉은(레드 클라우드)'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위대한 정령께서 우리 두 부족을 만드셨다. 그분은 우리 부족에게도 대지의 한 조각을 주셨고 당신들에게도 대지의 한 조각을 주셨다. 그런데 당신들이 우리 부족이 가진 대지의 한 조각 속으로 낯선 자처럼 걸어들어왔고 우린 당신들을 형제처럼 맞이했다.
위대한 정령께서 당신들을 만드실 때 그분께서는 당신들을 희색으로 만드셨으며 좋은 옷을 해 입히셨다. 허나 우리를 만드실 때는 붉은색 피부와 가난을 주셨다. 당신들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우린 숫자가 무척 많았고 당신들은 얼마 안 됐었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은 숫자가 많고 우린 적다.
당신들은 지금 당신들 앞에서 연설하는 이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이 사람은 이 대륙에 처음부터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의 대표로 이 자리에 서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당신들이 우리에 대해 듣고 있는 소문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 당신들은 우리를 살인자와 도둑으로 알고 있다. 우린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에게 땅이 더 있었다면 기꺼이 당신들에게 주었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땅은 아무것도 없다. 우린 당신들에게 내쫓겨 섬처럼 작은 땅에서 죄수처럼 생활하고 있다.
위대한 정령께서는 우리 부족을 가난하고 무지한 종족으로 만드셨지만, 당신들에게는 지혜와 부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주셨다. 당신들에게는 길들인 동물을 주셨고 우리에게는 야생의 사냥감을 주셨다.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에게나 물어 보라. 우린 당신들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당신들도 대지의 아들이고, 우리 역시 대지의 아들이다. 그 사실을 우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상해라. 당신들은 그렇지 않다. 우린 당신들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당신들은 지키지 않는다. 나는 오늘 이 말을 하고 내일 저 말을 하는'점박이 꼬리'가 아니다. 나를 보라. 나는 가난하고, 몸에 걸친 옷조각도 많지 않다. 하지만 나는 한 부족의 추장이다.
우리는 부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너하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일이다. 사람답게 키우는 일, 그것말고 바르게 키우는 일이 또 있을 것인가? 그리고 우리 인디언에게 있어서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란 인디언답게 키우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되는 일이지 당신들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 당신들의 깨달음이 아니라 우리 장신의 자유와 우리 자신의 깨달음이다.
부라고 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좋은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린 저 세상에 그걸 함께 갖고 갈 수가 없다. 우린 부가 아니라 사랑과 이해를 원한다.
당신들의 목사 한 사람도 우리에게 말하기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갖고 있는 재산은 다음 세상으로 갈 때 갖고 갈 수가 없노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해라, 그 목사를 포함해 문명인들 모두가 이 세상의 부를 우리에게서 강탈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무슨 까닭인가?
나는 어린시절을 상인들 틈에서 보냈다. 처음에 상인들이 이 대륙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우리와 좋은 여름을 보냈다. 그들은 우리에게 옷 입는 법과 담배 피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워싱턴의 문명인 대추장은 서서히 종류가 다른 사람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끝없이 속임수를 쓰고 술에 취해 살았다. 너무도 질이 나빠서 대추장이 다른 마을로 추방한 자들처럼 보였다.
나는 얼굴 흰 대추장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으나 그 편지들은 전달되지 않았다. 도중에서 다 증발해 버렸으며, 그래서 오늘 이 말을 전하러 얼굴 흰 대추장 앞에 내가 먼 길을 직접 찾아온 것이다.
오늘 나는 나의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우리 부족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당신들이 보내 주기를 희망한다. 오늘 여기에 올 수 있어서 나는 기쁘다. 당신들은 대지의 동쪽에 속해 있고 나의 부족은 대지의 서쪽에 속해 있다. 내가 이곳에 옴으로써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한 내 얘기를 들어 주어서 대단히 감사하다.
오늘 오후에 나는 집으로 돌아간다. 내가 말한 것에 대해 당신들이 잘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는 곧 이 대지를 떠날 것이지만 대지 그 자체는 영원하다. 우리가 그 영원함을 파괴해서는 안된다.
마음을 다해 작별인사를 남기는 바이다.
(정신과 세계사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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